지산저수지를 아시나요. 울산 남구에는 태화강과 십리대숲, 선암호수 등 천하일품으로 꼽히는 아름다운 수변경관이 많습니다. 지산저수지는 남구의 유명 수변경관 목록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신참’에 해당합니다. 농업용으로 쓰이다가 각종 쓰레기 더미와 폐자재, 훼손된 경관 등으로 황량하게 버려졌던 지산저수지의 변신은 남구가 공들여 추진하는 친환경 도시창조 사업의 훌륭한 사례로도 꼽힙니다.
한여름 무더위는 한 풀 꺾였지만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는 9월. 두왕동 개발제한구역 안에 있는 새로운 가을 명소 지산저수지로 호젓한 언택트 여행을 떠나보시죠. 울산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현대식 도회지 남구에 얼마 남지 않은 농촌 풍경 속에 펼쳐진 또하나의 명품 호수가 나타날 것입니다.
지산저수지 혹은 지산소류지(沼溜地)는 개발제한구역인 두왕동 673-1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인근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오래 전에 만들어졌는데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개발제한구역 환경문화사업에 선정되어 올해 2월에야 수변경관 조성사업이 완료된 곳입니다. 그야말로 아직 ‘쌩쌩한’ 새 명소입니다.
지산저수지 수변경관에는 수변 잔디마당, 목재 데크 교량, 데크스탠드, 수변 산책로, 개방형 휴게공간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습니다. 새로 만들어진 곳답게 모든 것이 신품입니다. 입구부터 잔디를 새로 심고 새 박석을 깔아놓았습니다. 석축형식으로 저수지 주변을 둘러친 산책로에 깔린 황토와 야자매트, 돌다리도 세월의 때가 묻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될 듯합니다. 그래도 산책을 즐기고 저수지 경관을 감상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주차장에도 아직은 흰 빛을 띠는 자갈이 펼쳐져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사람 왕래가 적은 덕분에 길 양쪽의 주차장은 자동차 10여대 이상을 충분히 댈 수 있을 만합니다.
저수지 주위에는 가을을 알려주는 것들이 많습니다. 저수지 주변의 논에서는 햇살에 누렇게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고 수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추잠자리들은 저수지 주위를 느긋하게 날며 놉니다. 수변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개울가에는 코스모스가 가을을 반기고, 부들과 개구리밥이 뒤덮인 저수지 수면에는 소금쟁이가 짧아지는 가을 낮을 아쉬워하며 열심히 작은 파동을 일으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을의 전령사 쓰르라미와 메뚜기도 눈에 띕니다.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저수지 안쪽으로는 오리가족이 태연함을 가장하며 유유히 떠서 돌아다닙니다. 수변 산책로의 맞은편은 저수지를 끼고 있는 수려한 산봉우리입니다. 느긋한 오후 데크스탠드에서 땀을 식히며 산그늘이 저수지에 드리워진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지산저수지로 들어가는 길은 신두왕로입니다. 남부순환도로 갈현마을 입구나 테크노산업로 진입로에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신두왕로를 따라가는 길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입니다. 이 길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천 메타세콰이어길 못지않게 남구를 대표하는 명품 메타세콰이어길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가을이 오는 길목, 메타세콰이어길을 따라 들어가 수변경관을 즐기면서 저마다의 추억을 하나씩 갖고 나오시기 바랍니다.
왜? 지산저수지 라고 불리었는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