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동 주민 ㅇㅇㅇ
결혼을 하고 마우도 모르는 울산이란 곳에 이사와서 아이를 낳고 육아만 하다 몸과 마음이 지쳐갈 때 쯤, 울산 남구청 홈페이지 채용공고에서 장애인행정도우미일자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전부터 직장생활을 계속 했지만 아이를 키우고 환경이 바뀌면서, 경단녀(경력단절여성) 재취업 탈출은 쉽지 않았습니다.
낯선 환경 속에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의 부담감과 아직은 엄마의 케어가 필요한 어린 아이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저에게는 교통사고로 불편하게 된 장애의 핸디캡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보도로 가능한 집 근처 무거동 행정복지센터로 배정받아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비록 아침부터 아이를 꺠우고 어린이집을 보내야 된다는 생각과 아이의 불안한 눈빛, 그걸 지켜보는 전쟁통과 같은 부산스러움은 있었지만, 일 할 수 있고 소위말하는 아이 과자값이라도 벌 수 있어 작게나마 생활에 안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금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아동교육과 사회복지과를 전공한 점,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장애인 같은 공감대가 근무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을하면서 tv에 나올 뻔한 쓰레기 집에서 생활하시는 분도 있었고, 원하는대로 해결해 주지 않으면 오늘 내로 생을 마감하겠다고 협박 전화를 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복지는 마음만으로, 인내만으로 하기에는 정말 힘든일이다는 생각을 종종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오늘도 복지사각지대 제보를 받아 투입돼 묵묵하게 고생하시는 마음 따뜻한 복지사분이나 열혈 봉사하는 여러 봉사자분들이 계셔서 그래도 무거동은 따뜻하고 행복한 동네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생각에 오늘도 퇴근하는 발걸음은 가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