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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주민이 쓴 글

[독자투고] 그림책이 주는 위로 “네가 울 때에” (홍순미 글그림. 봄봄출판사)

김은영(공감놀이터 대표)

내가 울 때에 나는 어떤 위로를 받고 싶었던가…

아니, 난 울었을 때에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있던가…

이 책을 읽고 마음이 울컥해짐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엄격한 엄마의 세딸 중 막내로 태어난 나는 나보다 훨씬 예쁘고 똑똑한 언니들보다 더 사랑을 받기 위해 엄마 곁에서 무던히 애를 쓰며 살았다.

노력한다고해서 공부를 언니들보다 잘 하게 되어 지지도 않았고, 노력한다고해서 내 얼굴이 더 예뻐지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엄마를 귀찮게 하지 않는, 엄마를 신경쓰지 않게 하는 강하고 다부지고 야무진 딸로 자라기로 선택했다.

넘어져도 울지 않았고, 감당하지 못할 일을 만나도 엄마에게 투정부리지 않았다. 늘 엄마 앞에서 괜찮은 딸로 살고 싶었다.

억울해도 울지 못했다.

넘어져도 툭툭 털고 웃으며 일어서야 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내 마음은 위로가 필요했나보다.

그저 ‘힘들지?’란 한마디고 듣고 싶었나보다.

그저 내 어깨를 토닥여줄 손길이 필요했나보다.

그저 내 옆에 함께 있어주는 엄마를 기다렸나보다.

비록 엄마에게는 듣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난 내 마음을 보았고 내 마음을 위로받았다.

엄마가 되어 버린 지금 울고 있는 딸아이를 볼때 어찌해줄지 몰라, 무언가해줘야만 할것 같아 당황하던 내가… 이제는 딸에게 말할 수 있다.

“정말 아프겠다… 많이 힘들지… 네가 울때에 엄마는 언제나 네 곁에 있을거야”

그리고 아직도 혼자 울고 있는 내 안의 작은 나에게도 말한다.

“그동안 혼자 견디느라 힘들었지… 많이 아팠지… 이제 내가 네 옆에 있을게~ 울어도 괜찮아~”

오늘도 나는 이렇게 그림책에게 위로를 배우고,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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