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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남구 소식

[울산 남구의 길 이야기-1] 모든 길은 남구로 통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고대 로마제국은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넓은 영역을 자랑했고, 당대 인간의 예술과 사상, 지식과 의식의 기준점이 되었다. 로마가 남긴 영향력은 크고도 길어 로마 문명은 그리스 문명과 함께 서양 문화의 원류를 이루고 있다.

‘팍스 로나마’라는 이름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세상의 중심, 로마 제국을 잘 설명해 주는 말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였다.

길은 이어지고 통한다. 울산 남구의 길 역시 언제 어디에서든 사통팔당 통하고 이어지며 사람과 차량, 물자를 통행시킨다. 길은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단순한 물리적 통로의 역할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산업과 기술, 문화를 이어주며 문명을 만들어 나간다.

강물이 흘러가듯 길 위의 것들도 흘러간다. 과거와 현재를 흘러가며, 멀리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울산의 중심, 남구의 길. 이제 모든 길은 울산 남구로 통한다.

왕생이길

왕생이길은 역사와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보행자 중심의 특화거리다. 도로명 주소에 쓰이는 왕생로 중 울산문화공원 동북쪽 월평로와 왕생로가 만나는 로터리에서 시작해 남구청 사거리를 거쳐 목화예식장 사거리까지의 도로에 삼산이수(三山二水)의 옛 모습과 왕생이 설화를 테마로 2016년 10월 조성한 1km의 길이다.

문화공원 구간은 예술이 숨쉬는 길이라고도 불린다. 그 분위기에 맞게 야트막한 둔덕에 심겨진 대나무 옆으로 버스킹 존, 포토 존, 자그마한 야외 공연장이 마련되어 있고, 중견 작가들의 길거리 설치미술 작품, 고래 조형물 등이 조성되어 있다. 보도에는 반구대 암각화 고래 그림을 새겨 남구가 고래 도시임을 말해 준다. 넓은 울산문화공원에 접해 있고 울산문화예술회관과 남구문화원이 자리잡고 있어 가히 울산 문화의 심장이라고 할 만 하다.

남구청 옆에는 과거 삼산들판이었던 이곳이 오랜 기간동안 울산비행장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말해 주는 유적기념비가 있어 상상으로나마 너른 들판의 옛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남구청 사거리부터는 왕생이 설화의 무대다. 풍수상 임금이 날(王生) 자리였다고 전해지는 길 중간의 왕생혈(王生穴) 자리에 세워진 쇠말뚝 상징 조형물이 중간에 있다. 양방향 두 개 차로와 세 곳의 중앙보도는 갈대밭을 형상화한 LED 조형물과 함께 삼산과 이수를 상징화 하고 있다. 서쪽 이면 도로에는 길 이름을 딴 왕생이 공원이 있어 복잡한 도시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목화예식장 사거리에는 ‘명장의 산책’이라는 이름이 붙은 철 설치물이 서 있다. 산업수도 울산 발전의 한 축을 책임져 온 근로자 중 각자 분야에서 최고임을 인정받은 명장들을 현 시대의 왕으로 여겨 이곳이 현대적 의미로도 왕생이길임을 역설한다. 울산 출신 명장 179명의 이름을 새기고 그들 각각의 손 모양 조각품(핸드프린팅)을 보도에 깔아 ‘명장이 산책한다’는 의미를 더했고, 시민들에게는 명장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울산의 자부심을 전하고 있다.

두왕로

공업탑 로터리에서 동해남부선 철도와 만나 울주군과의 경계를 이루는 두왕사거리에 이르는 약 3.5km 길이의 간선도로. 31번 국도의 한 부분이다. 공업탑로터리에서 울산여상 앞, 신일중학교 앞, 울산대공원, 공원마을 앞, 활고개 교차로, 감나무진사거리를 거쳐 두왕사거리까지 이어진다. 감나무진사거리에서는 울산 남부순환도로와 만난다.

두왕(斗旺)이라는 이름은 일본 쓰시마섬(對馬島) 도주의 조상 무덤이 있었다는 이 근처 마을의 전설에서 유래한다. 그래서 마을 이름을 처음에는 도왕동(島王洞)이라고 했다. 그 후 임금 왕(王)을 이름에 쓰는 것이 불경하다고 해서 王에 날 일(日)자를 덧붙여 도왕동(島旺洞)으로 불렀고, 이것이 뒤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두왕동이라는 속명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두왕로라는 길 이름도 이를 따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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