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청의 모든 사무실에는 날마다 퇴근시간이면 귀에 익은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옵니다. 매일 노래를 듣는 남구 직원이라면 전주만 들어도 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릴 정도로 멜로디에 익숙해졌고 입에서는 저절로 가사가 따라 나올 정도입니다.
“자아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 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 ……”
1970년대 가수 송창식이 불러 크게 유행시킨 ‘고래사냥’이라는 노래입니다. 요즘이야 상업적 포경이 금지된 탓에 작살을 쏘아서 고래를 잡는 일을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만, 이 노래도 ‘사냥’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고래를 사냥해 오겠다는 게 아닙니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넓고 푸른 바다를 생각하며 꿈과 희망을 잃지 말자는 뜻을 나타내는 노래라고 여겨집니다. 남구 직원들은 늘 자신의 희망과 꿈을 한 번 되새겨보면서 일과를 마치는 셈입니다.
울산은, 그 중에서도 남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고래도시입니다. 선사시대 때부터 고래사냥이 시작된 고래특구 장생포가 위치하고 있으며, 해마다 고래축제가 성대히 열려 전국의 관광객을 끌어들입니다. 구 상징동물도 고래입니다. 고래는 역사와 현대, 산업과 문화를 조화시켜 세계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남구의 의지를 나타내는 데 가장 적합한 역동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고래는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미지로든, 실제 쓰임새로든 누구나 환영하고 좋아하는 존재입니다. 고기는 중요한 식재료가 되어주었고, 그 기름이나 부산물 등도 인간 삶에 필수적인 자원이었습니다. 희망과 발전을 상징하는 고래는 커다란 덩치의 귀신고래에서부터 앙증맞은 돌고래에 이르기까지 생김새와 생태 습성 등도 오래 전부터 여러 형태의 스토리텔링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고래가 나오는 꿈도 좋은 뜻으로 풀이됩니다. 고래 꿈을 꾸면 장차 훌륭한 인물이 태어난다는 태몽이라거나, 재물과 권세를 얻고 일이 잘 풀린다는 길몽이라고 해석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지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라는 가사가 들어간 노래를 매일 듣는 남구 직원들은 매일 좋은 꿈을 간직한 채 퇴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9월에 열릴 예정이던 올해 고래문화축제가 아쉽게도 무산되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는 바람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축제를 여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심사숙고 끝에 부득이하게 2020고래축제를 전면 취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타깝지만 내년 2021고래축제를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고래축제가 열리지 않는다고 고래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는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동해바다로 나가시죠.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고래사냥 노래 가사를 소개합니다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
무엇을 할것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 돌아 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삼등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지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