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체험원’이란 이름을 들어보셨나요. 산림청이 숲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라는 뜻인 이 이름을 붙인 곳이 전국에 서너 개 존재합니다. 다 경치가 빼어나고 훌륭한 숲이 있는 국유림에 조성되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곳들입니다.
그 숲 체험원이 울산 남구에도 생겼습니다. 그것도 유아숲 체험원입니다. 예쁜 아기들이 숲속에서 뛰놀고 즐기며 숲과 가까워지도록 만들었습니다. 생태놀이공간이라고도 하는데 숲속 놀이터란 말입니다. 그것도 생긴 지 한 달밖에 안된 완전 새로운 곳입니다.
유아용이라고 해서 결코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해발 100m는 훨씬 올라가는 남산 자락 국유림에 지어졌기 때문에 평지의 도시숲과는 다릅니다. 옥동 현대아파트 뒤로 올라가면 신정중학교 뒷산이 나오는데 여기가 바로 솔마루길 초입입니다. 숲 체험원은 여기서 오르는데요. 숲에 놀러간다는 생각에 들떠서인지 인근 유치원에서 소풍나온 어린이들이 조로록 뽀로록 거리며 잘도 올라갑니다.
숲 체험원은 1만700㎡ 터에 들어선 놀이공간, 교육공간, 휴식공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숲 체험원 입구로 들어서면 곤충아파트가 아이들을 반깁니다. 새와 곤충이 들어와 살 수 있도록 높다란 나무에다 피노키오 코같은 길쭉한 나무코가 튀어나온 새집과 곤충집을 올려놓았습니다. 이제 곧 입주가 시작되겠지만 아직까지는 공실이 많아 보입니다.
길을 따라가면 넓은 놀이공간이 펼쳐집니다. 나무로 만든 전망대와 대피소를 마주보고 나무집과 정글짐이 둘러서 있습니다. 아이들은 계단으로 올라가서 밑에서 노는 친구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 밑 마당에는 로프오르기, 그물건너기, 기둥오르기, 통나무건너기, 흙터널지나기 등을 아이들이 체험해 보는 시설이 군데군데 퍼져 있습니다. 통나무 평균대와 통나무 징검다리에서는 나름 담력을 시험할 수도 있을 법 합니다.
놀이공간 가운데에는 흙으로 높은 둔덕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언덕 밑으로 나 있는 여러개의 구멍을 들락날락하며 이쪽저쪽으로 왔다 갔다 하고 언덕 위에 올라 소리치며 뽐낼 수도 있습니다. 술래잡기 놀이에는 딱입니다.
태화강 대나무를 세워서 만든 인디언집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마구 자극합니다. 군데군데 세워진 통나무에는 다순이네, 곰이네, 땡이네, 호순이네… 정다운 이름이 붙여져 어린이들을 숲속 상상의 세계로 데려갑니다.
어른들이 아무 생각없이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침대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눕혀진 긴 나무 의자가 있고 통나무를 세워서 해먹을 걸어둔 곳도 있습니다. 굵직한 통나무에 튼튼한 밧줄 그물을 걸어놔서 한 몸무게 한다는 어른들도 끄떡없이 안심하고 흔들림에 몸을 맡길 수 있습니다.
숲 체험원에서 10m만 나서면 태화강을 눈 아래로 굽어보며 국가정원 전체를 조망하는 최적의 장소인 남산 전망대가 있습니다. 가파른 낭떠러지 바로 밑으로는 취수탑이었던 태화강 전망대가 손에 잡힐 듯합니다. 이곳은 동해바다를 끼고 걷는 해파랑길의 한 부분을 이루는 구간으로 많은 분들의 촬영 포인트로도 인기가 있죠.
남산전망대까지 섭렵하고 다시 돌아나오면 삼거리 갈림길. 소나무에서 떨어진 올망졸망한 솔방울들이 카펫을 이루고 있습니다. 푹신푹신한 솔방울을 밟고 내려오노라면 어느새 콘크리트 벽을 만납니다. 숲 세계를 벗어나 다시 도시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울산 근교 가까운곳에 아이들이 마음놓고 뛰어놀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너무나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