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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남구 소식

겨울의 진객, 남구의 겨울철새를 보러 갑니다

12월입니다.

2020년의 끝자락 모퉁이가 보이는 계절이면 울산 남구 곳곳은 겨울 철새들로 분주해집니다. 남구는 해마다 잊지 않고 찾아오는 겨울의 진객, 철새들을 가볍게 나가서 쉽게 볼 수 있는 일급 철새 조망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아세요?

태화강, 선암호수공원, 무거천 둔치 등 남구 곳곳에 보물처럼 흩어져 있는 특급 겨울 철새 조망 포인트로 철새 구경하러 가보시죠.

태화강 하구 – 물닭민물가마우지청둥오리

영남알프스에서 발원한 태화강의 물이 울산 벌을 가로지른 뒤 막 100여리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동해바다로 들어가는 초입에는 물닭 수만 마리가 찾아옵니다.

돋질교를 건너 석탄부두까지 이어지는 12월의 강변도로가 물닭을 보기에 좋은 곳입니다. 이곳은 동해바다가 지척이라 은은한 갯내음이 풍기는 기수(담수와 해수가 섞인 물) 지역입니다. 이곳에서 노는 철새들은 특히 인근 공장의 폐수배출구 근처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습니다. 다른 곳보다 수온이 높고 염류가 집중되는 곳이라 아무래도 파래 등 먹이가 많이 때문이 아닐까요.

온몸이 새까맣고 이마만 흰색인 물닭들이 강 가장자리에 떼로 몰려 유유히 놉니다. 이놈들은 경계심이 많아 사람이 접근하는 기색이라도 보이면 슬그머니 강심 쪽으로 도망갑니다. 무리들 중 몇몇이 마치 망을 보듯 항상 머리를 곧추세우고 도로 쪽을 살펴보는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보초병이 꽥꽥거리는 소리와 동시에 물닭 수만마리가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에 감탄이 나옵니다.

겁많은 물닭 수만마리가 강을 가득 매운 채 둥둥 떠 슬금슬금 먼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도 리드미컬하게 여겨집니다.

물닭들 사이사이에는 민물가마우지와 왜가리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따금 물을 박차고 비상하는 가마우지들이 일으키는 물보라는 수백개의 물수제비가 동시에 떠오르는 느낌을 받습니다.

2km쯤 되는 이곳 강변도로는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삽상한 겨울 강바람을 느끼며 걷기에도 좋습니다. 찬바람을 맞으며 겨울철새를 구경하는 것도 겨울의 맛이 아닐까요.

다시 돋질교를 건너 태화강 둔치 억새밭으로 가면 홍머리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들이 물닭과 영역을 나누어서 부지런히 강물에 자맥질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태화강 철새공원 – 떼까마귀

여름이면 수천만 마리 백로가 놀던 이곳의 주인은 겨울이 되면 떼까마귀로 바뀝니다. 태화강 상공을 높게 날며 펼쳐지는 떼까마귀 군무는 태화강 십리대숲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훌륭한 겨울 이벤트입니다.

이곳의 철새 포인트는 삼호동 철새홍보관 전망대와 새로 생긴 은하수다리, 그리고 삼호다목적광장입니다.

낮이면 멀리 먹이 활동을 하러 나갔던 떼까마귀들은 저녁이면 십리대숲 인근 보금자리로 돌아옵니다. 떼까마귀 군무는 저녁 어스름이 질 때 떼까마귀들이 ‘귀가’하면서 시작됩니다. 겨울 초저녁 해가 막 서쪽 하늘로 넘어가려 할 즈음이면 군무의 막이 오릅니다. 검붉은 낙조를 배경으로 하늘을 가득 메운 떼까마귀 무리가 질서있게 일제히 오무렸다 펼쳤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자유자재로 연출하는 환상적인 비행을 보노라면 및 자연의 교향곡을 듣는 느낌입니다.

떼까마귀 군무가 너무 환상적이어서 한참동안 얼이 빠져나가는 듯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주의할 필요가 있지 싶습니다.

태화강– 무거천 합류점

이곳에는 새들의 먹이가 지천이어서 사시사철 새들이 떠나지 않습니다. 겨울 철새들도 빼놓지 않고 들립니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처럼 팔뚝만한 잉어를 비롯해서 붕어, 연어, 누치 등이 펄떡거리는 이곳에는 뿔논병아리, 댕기흰죽지, 왜가리, 물수리 등이 이곳을 찾아서 겨울 ‘숙식’을 해결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기기묘묘한 철새들이 사람을 별로 겁내지도 않은 채 무심히 노는 모습을 보노라면 울산 남구가 사람과 자연, 철새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좋은 고장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배를 번뜩이며 수면 위로 뛰어오는 물고기와 이를 노리며 주시하는 철새들의 긴장감 넘치는 사투가 벌어지는 모습도 이곳에서는 아주 흔히 보입니다.

선암호수

선암호수공원은 꽃이면 꽃, 산책이면 산책… 즐길거리와 볼거리, 이야기거리가 사시사철 풍부한 곳입니다.

이곳에 이미 터를 잡고 사는 오리 말고도 많은 철새들이 겨울을 나러 옵니다. 넓적부리오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등이 겨울의 선암호수 손님입니다.

호수면 한곳에 무리를 지어 동그라미를 그리며 뱅뱅 도는 모습을 본다면 그놈들은 넓적부리오리입니다. 소용돌이를 일으켜 물밑에서 떠오르는 먹이를 넓적한 부리로 덥석 물어가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4km에 이르는 호수를 한바퀴 따라 걷는 동안 대형을 달리하며 수면을 왔다갔다하는 여러 종류 오리들의 역동적인 유영과 비행에서 어느 지휘자도 연출할 수 없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thoughts on “겨울의 진객, 남구의 겨울철새를 보러 갑니다

  • 국가정원인 태화강을 한 폭의 그림처럼 수 놓은 겨울철새들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넘~ 멋져요! 홍보 많이 해야겠네요 태화강 최고입니다

  • 저도 오늘 자전거를 타고 아들이랑 선암호수공윈에 다녀와야겠어요 아들이 많이 좋아할걸 생각하니 제가 벌써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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