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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기자] 새(鳥) 소식

남구명예기자 윤경숙

지난겨울은 그다지 춥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떼까마귀는 한 달 먼저 삼호대숲을 떠났다. (매년 10월에 와서 이듬해 4월에 떠남)

떼까마귀가 떠난 자리에 백로가 돌아와 새(鳥)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해마다 삼호대숲을 찾는 여름철새 백로는 7종류로 왜가리(蒼鷺),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황로, 해오라기, 흰날개회오라기 등이다.

왜가리는 백로 중에서 몸집이 가장 큰 새로 회색빛을 띠며, 번식을 하기 위해 삼호대숲을 찾는다.

긴 겨울이 지나고 나면 왜가리는 태화강과 남산을 오가며 둥지를 짓기 위해 나뭇가지를 물어다 나른다.

봄이 되면 왜가리는 짝짓기를 시작한다.

짝짓기를 하는 장소는 삼호대숲으로 이 앞을 지날 때면 대숲이 떠나갈 정도로 소리를 질러댄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깜짝깜짝 놀라는 일은 부지기수다.

때로는 민망스러울 정도로 소리를 질러대는 바람에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이고! 깜짝이야! 이게 무슨 소리고?” 하면서 지나가기도 한다.

왜가리는 회색 바바리를 걸치고 먼 곳을 바라보면서 세상의 온갖 고민은 혼자 다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도 거의 본 적이 없다.

그저 먼 곳을 응시하며 화두를 풀고 있는 운수납자(雲水衲子)처럼 보였던 왜가리가 번식기를 맞아 바쁘게 움직인다.

자세히 보니 왜가리는 갈대줄기와 나뭇가지를 물고 훨훨 날아 삼호대숲으로 들어가 둥지를 짓는다.

이맘때가 왜가리를 관찰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왜가리 뿐만 아니라 중대백로와 쇠백로도 부지런히 둥지를 짓고 짝짓기를 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남산과 태화강을 거점으로 백로들의 군무는 쉼 없이 이어진다.

“지금 삼호대숲으로 오셔서 보시라. 봄 하늘을 수놓은 백로들의 날갯짓을 보시라.”

언제부터인지 여름철새였던 백로들이 떠나지 않고, 겨울에도 삼호대숲을 지키고 있음은 지구온난화 때문인 듯하다.

머지않은 날, 백로는 여름철새라는 옷을 벗어 던지고, 텃새라는 옷을 입고 일 년 내내 울산에서 살지도 모르겠다.

아침 출근길 삼호대숲을 지날때면 백로들이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것을 본다.

가장 많은 개채수는 중대백로와 쇠백로로 온통 하늘을 하얗게 수놓는다.

비교적 몸집이 큰 백로가 하늘을 날기 때문에 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한 눈에 확 들어온다.

두 다리는 쫙 펴서 완전 수평을 만들고, 긴 목은 가슴쪽으로 잡아당겨 불룩하게 만든 다음 두 날개로 힘차게 날갯짓을 한다.

그저 입에서는 “와아~~~~멋지다.”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찬사를 아끼지 않고 내뱉는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되고, 돈 한 푼 안들이고 이렇게 멋진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울산만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자랑하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봤으면 좋겠다. 꼭 보여주고 싶다. 혼자 보기 정말 아깝다.

태화강변 삼호대숲에서 새(鳥)소식을 전하는 필자는 와와공원 철새홍보관 생태해설사입니다.

태화강국가정원에 서식하는 모든 생태가 궁금하신 분은 철새홍보관으로 오시면 그 궁금증을 풀어 드리겠습니다.

철새홍보관 전망대(5층)에는 3대의 성능이 좋은 망원경 3대가 준비되어 있어 철새를 관찰하기 더없이 좋은 공간입니다.

보리가 익어가는 삼호대숲 뒷길에는 수십종의 키 큰 나무들이 즐비해 있어 귀 조경하기 좋은 길이 조성돼 있습니다.

연인들이 두 손 꼭 잡고 걸어 보시길, 엄마 아빠가 아이의 손을 잡고 꼭 잡고 걸어 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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