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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기자] 코로나19 상황 속 다시 찾은 장생포

그동안 코로나19사태로 사실상 시설 운영이 잠정 중단됐던 장생포고래문화특구 시설들이 지난 5월 12일부터 다시 운영에 들어감에 따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장생포를 여행하는 시선으로 그 후기를 남겨보고자 장생포를 다녀와봤습니다. 말 그대로 장생포고래문화특구 곳곳을 누볐습니다.

고래문화마을, 장생포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순으로 둘러보고 왔습니다. 시설마다 마스크를 필히 착용할 것과 방문객들이 손 소독을 할 수 있도록 손 세정제도 비치되어 있었으며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방문객들의 방문 기록을 남기기 위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철두철미한 분위기 속에서 시설이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좀 놓이는 한 편 체계적인 운영에 안정감 또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먼저 고래문화마을입니다. 제가 늘 고래문화마을을 찾을 때마다 올라가는 장생포의 작은 동네 골목이 아닌 다른 경로로 한 번 올라가 봤습니다. 이 길에는 이미 꽃들이 만개했고 머리 위로는 장생포 모노레일이 지나가기도 했으며 이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보니 어느 때보다 더 빨리 고래문화마을 입구를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자는 내용과 함께 산책로에서 산책 시 2m 떨어지기와 마스크를 필히 착용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현수막과 함께 지난 5월 12일부터 운영을 재개하며 고래문화마을이 정상 운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문화마을을 둘러보는 동안 관광객 간 2m 거리두기는 물론이고요, 마스크를 필히 착용하여야만 시설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 참고하시어 우리가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못한 탓에 입장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고래문화마을 입장과 동시에 검표를 하고 발열 체크와 손 소독 그리고 방명록 작성 등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예방수칙에 해당하는 필히 행해야 할 절차들이 모두의 노력과 협조로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이러한 절차들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 고래문화마을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의 노고가 참 많아 보였습니다.

이 분들도(?) 코로나19를 무사히 잘 보내고 있는 듯해 보였습니다. 늘 그 자리 늘 그 모습으로 고래문화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장생포에서 고래잡이가 가능했던 그 옛날, 고래를 해체하는 작업 인부들의 작업 현장을 연출해 놓은 곳이죠. 늘 올 때마다 그리고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생동감 넘쳐 보였습니다.

어린이나 초등학생들이 엄마 아빠 손잡고 코로나19로 아직까지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장생포 국민학교에서 그 마음을 다 하는 듯한 모습들과 그 옛날 그 시절 학교에서 울려 퍼지던 오르간으로 ‘나의 살던 고향은’을 연주하며 함께 온 일행들과 학창 시절 추억을 떠올리는 어른들의 모습들까지 코로나19만 아니었어도 한 결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장생포 국민학교에서 추억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어린이 체험교실’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우드 팬시, 석고 방향제. 고래비누, 오토마타, 보석, 팔러 비즈, 냅킨, 디퓨져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과 체험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장생포고래특구 답게 고래 그림이나 모양의 장식품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포수의 집 앞에 꽃들이 많이 피어있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다른 곳도 꽃들이 많이 펴 있었지만 유독 포수의 집 앞에 핀 꽃들이 눈에 띄게 좋아 보였습니다. 바다에 나가 고래잡이에 나서야 할 포수가 코로나19로 바다에 나가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에 집 앞에 꽃을 심어 놨구나 하는 재밌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아무쪼록 길에 핀 저 꽃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저 꽃들도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했을 텐데” 싶은 아쉬운 감성에 빠져 보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그 옛날 장생포 마을의 연탄가게, 점방, 다방, 책방, 이발소 등 고래문화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그 시절 장생포 마을의 풍경들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이렇게나마 다시 만나 볼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었습니다.​

특히 이 녀석. 1970년~1980년대 장생포 마을의 포경업이 성업하여 마을 개들도 만 원짜리 돈을 입에 물고 다녔다는 ‘만 원짜리를 물고 있는 개’. 문화마을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기에 고래문화마을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만 원짜리를 물고 있는 개’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실제 그 당시의 모습들을 머릿속으로 상상해보기도 합니다. 어떻게 개가 돈을 물고 다녔는지.​

그렇게 고래문화마을을 둘러보고 다음 코스인 장생포고래박물관으로 가려던 찰나에 우리 울산 남구와 동구를 이어주는 울산대교의 진풍경도 카메라 담아봅니다. 쭉 펼쳐진 바다와 그 위의 선박들 그리고 길게 뻗은 울산대교. 지금도 그 당시 장생포에 계셨던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모두가 하나같이 “누가 장생포 앞에 다리 하나 생길 줄 알았을까”하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장생포라는 울산 남구를 대표하는 관광지에서 바라본 울산대교는 울산이라서 가능한 풍경들이 함께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은 장생포고래박물관입니다. 이곳 역시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고 입장 전 발열 체크와 손 세정제로 손 소독도 하고 방문객 간 2m 거리를 둘 것 등 시설 이용 시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들을 잘 안내하고 있었고 고래 박물관 직원들이 직접 입구에 나와서 이러한 절차들을 진행하고 있었고 방문객들도 이에 잘 협조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변경된 이동 동선으로 1층에서 계단을 타고 3층으로 올라오니 고래잡이가 가능했던 시절의 모습들과 실제 고래잡이 어선에서 고래를 들어 올려 고래 해체 작업을 하는 현장의 모습들을 생생히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앞서 고래문화마을에서 본 그 모습들과 흡사했습니다. 우리나라 유일의 고래를 주제로 한 박물관 다운 소장 자료였고 고래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자료였습니다.​

이처럼 실제 고래 골격들을 바다에 헤엄치듯 전시해놓은 ‘우리 바다, 우리 고래’ 전시부터 이러한 고래 골격들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고래연구실, 귀신고래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귀신고래 이야기 등을 비롯해 고래잡이 역사, 해체장과 착유장, 고래와 산업의 가치 그리고 천연기념물 제126호인 울산 귀신고래 회유해면이 보이는 전망대 영상실까지 고래 박물관에서 고래를 주제로 할 수 있는 건 다 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건 다 볼 수 있었습니다.​

3층에서 이제 2층으로 내려가는 찰나에 고래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볼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전에는 이쪽 계단을 타고 1층에서 3층까지 올라갔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 이번 휴관기간 동안 이동 동선에 변화를 좀 준 듯해 보였습니다. 아무튼 이동하는 찰나에 본 내용은 고래는 바다의 염분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눈물을 흘리는지, 고래는 한 번 임신으로 몇 마리의 새끼를 낳는지, 고래는 땀을 흘리는지 등 고래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지식과 정보들을 얻어 갈 수 있는 작지만 큰 의미가 있어 보였습니다.​

우리가 바다에 놀러 가서 무심코 버려버린 플라스틱들이 고래 뱃속을 채우고 있는 아픈 현실들 혹시 알고 계십니까? 아기 고래에게 먹일 영양분 대산에 이러한 플라스틱 쓰레기들로 배를 채운 어미 고래의 소화기관은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는 아픈 현실.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알고 ‘고래 뱃속으로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고래 인형의 뱃속으로’라는 내용의 고래를 살리는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고래 박물관 2층 한편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2층에는 스크린 화면에 연출되는 바닷속 풍경에서 고래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고래와 함께 찰칵을 비롯해 고래 뼈 골격과 내 키를 재어 볼 수 있는 ‘고래는 얼마나 클까요?’, 고래 그림을 그려 직접 스크린 화면에 띄워볼 수 있는 ‘고래의 꿈’ 등 고래박물관을 찾는 어린이들이나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잘 유지되고 있어 보였습니다.​

출구로 나가려던 찰나에 발견한 무료 체험 프로그램 운영 정보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번 5월에 고래박물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무료 체험 프로그램은 ‘반구대 암각화 고래 시계 만들기’로 매주 수요일마다 2층 어린이 체험실에서 오후 1시, 오후 2시 30분에 진행된다고 합니다. 무료 체험권은 1층 안내 데스크에서 배부 중이고 회차 당 선착순 10명까지 모집하고 있으며 체험 시작 3분 전까지 2층 어린이 체험실로 가시면 되겠습니다.​

또 한 가지. 이런 박물관에 가면 꼭 기념품샵이 있기 마련입니다. 고래박물관에도 당연히 있습니다. 고래박물관에 있는 기념품샵은 우리 울산지역의 사회적기업인 ‘우시산’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앞서 살펴본 플라스틱으로 고통받고 있는 고래들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별까루 고래 인형 등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다수 진열되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좋은 취지에 함께 동참하기 위해 고래 그림이 새겨진 머그컵을 구매했습니다. 이렇게 평소에 잘 알지 못하고 넘어갔던 고래에 대한 정보들 그리고 매번 방문할 때마다 무심코 지나쳤던 고래박물관 구석구석 제 나름 알차게 둘러보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장생포 고래박물관을 본관으로 한다면 별관인 고래생태체험관은 돌고래의 일상을 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돌고래 수족관입니다. 최근 해양수산부의 해양 동물 전문구조치료시설로 지정되어 해양 동물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 해양 동물 전문구조치료시설은 바다 주변에서 고립되거나 탈진 상태에 있고 좌초된 돌고래, 물개, 물범, 거북이 등 사람의 도움이 요구되는 해양 동물을 구조하여 치료한 후 건강을 회복시킨 뒤에 해양자연으로 복귀시키는 아주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시설입니다.​

1층에는 아크릴 창 너머에 있는 돌고래들의 일상을 관찰할 수 있는 ‘고래이야기’와 투명한 해저터널을 지나면서 유영하는 돌고래들을 만나볼 수 있는 ‘해저터널’에서는 아쿠아리움처럼 내 옆에 그리고 내 머리 위로 돌고래들이 헤엄치며 다니는 모습들을 볼 수 있고 특히 해저터널에서 만난 돌고래들의 선하고 웃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또한 다양한 체형과 모습으로 그 만의 매력을 나타내는 담수어와 해수어를 만날 수 있는 ‘어류 수족관’도 1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바로 코앞에서 신비롭고 아름다운 어류들을 관찰할 수 있는 만큼 이보다 더 좋은 학습의 장은 또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2층엔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고 호흡하고 뛰어오르며 노니는 돌고래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고래수족관’이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하여 고래 생태설명회가 진행되지 않지만 일정 시간 조련사들이 나와 돌고래들에게 먹이를 주는 시간대가 있어 볼 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 제가 취재를 간 날 오후 2시쯤 돌고래들에게 먹이를 주며 조련사들의 수신호에 맞춰 먹이를 먹고 뛰어오르고 회전하는 등 일명 ‘돌고래쇼’가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어린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방문객들 역시 환호를 지르며 이 시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또한 고래 수족관 바로 옆에는 지난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장생포 마을의 모습을 생생하게 나타낸 디오라마 전시관도 있었습니다. 앞서 둘러본 고래문화마을을 축소하여 작은 모형으로 세세하게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3층에는 야외 전망대와 특별 전시실이 있었습니다. 야외 전망대에서 장생포 바닷바람을 맞으며 전망대 앞뒤로 멋진 풍경을 이루고 있는 장생포의 전망과 곧 첫 출항을 앞두고 있는 고래바다여행선이 정박되어 있는 풍경을 관망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특별 전시실에서는 고래박물관에서 잠시 살펴본 플라스틱 문제를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 전시에는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바다동물과 플라스틱이 얼마나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지 또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에 관한 내용으로 일회용 종이컵 대신에 텀블러와 머그컵을 사용하고 빨대 사용을 줄이고 장바구니를 사용하며 과포장된 상품의 구매를 줄이는 등 우리가 꼭 실천해야만 이뤄낼 수 있는 내용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렇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다시 재 운영에 들어간 고래문화마을, 장생포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이 있는 장생포고래문화특구를 여행해봤습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발길이 뜸했던 장생포가 지난 5월 12일 자로 각 시설들이 재개관 또는 운영에 들어감으로써 가는 곳곳마다 방문객들로 북적이며 다시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어 보였습니다. 이렇게 장생포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예방수칙을 잘 지킨 시민들과 코로나19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의 최전선에서 그리고 시설 방역을 위해 모두가 노력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어 정상적인 일상을 되찾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상황 속 다시 찾은 장생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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