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권오성
남구에는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는 남산이 있다. 남산에는 달그림자가 산봉우리에 숨는다고 해서 붙여진 해발 121m의 은월봉(隱月峰) 아래 각종 운동기구가 마련되어 있다.
기자가 여기를 찾아간 시간은 이른 새벽, 운동기구를 이용해 건강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침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하는 박기원 씨를 만났다. 거의 매일 이 곳에서부터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클 때는 보온을 위해 모자와 마스크 등을 착용할 것을 권유하면서 열심히 운동하고 마시는 물 한 잔은 보약보다 더 좋다고 했다.
이 곳에서 배드민턴을 친다는 여성분을 만났다. 겨울철에는 해가 늦게 뜨기 때문에 이 시간에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이 없지만,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배드민턴장을 이용한다고 했다. 또, 동호인 상호 간의 우애를 다지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남산은 울산의 허파라고 불릴 만큼 사람들에게 맑은 공기를 제공하여 상쾌함을 맛보게 하는 휴식처이기도 하다.
고도 121m의 야트막한 산으로 접근성도 좋고 어려움 없이 산책할 수 있어 신정동, 옥동, 삼호동 등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울산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남구 유일의 전망대이기도 하다.
남산 곳곳에는 정자가 세워져 있다. 정자에 올라서면 멀리 해가 솟아오르는 동해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영남알프스라고 일컫는 천성산 준령도 보인다. 발아래는 도심 사이로 흐르는 태화강 강줄기와 십리대숲의 아름다운 경관도 볼 수 있다.
맑게 갠 날에는 멀리 격동 마을, 와와 마을, 성안까지도 아주 가깝게 보인다.
산책길을 따라 내려오다 은월 테니스회원을 만났다. ‘은월’에 관해 물었더니 거의 매일 테니스를 즐기면서도 왜 ‘은월’ 인지 모른다고 했다.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그만큼 향토애가 부족한 탓에 지명은 물론 사는 곳의 속내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이 보편적인 상식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간혹 타지의 사람이 울산에 관해 물으면 그 답이 궁색해도 그냥 지내기가 일쑤였다.
이번에 기사를 쓰기 위해 남산을 돌아보니 기존 족구장 이외에도 풋살 경기장, 스쿼시장이 생겼고, 테니스장 코트도 클레이코트에서 케미컬로 바뀌었다. 몇 년 사이에 주민 생활체육 시설이 많이 개선되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이제부터 우리도 주민으로서 내 고장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지고 지역 향토사에 대한 지식도 쌓아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언젠가 타지에서 울산대공원을 찾아온 아이가 “아빠 우리가 사는 곳에는 왜 이런 공원이 없어”라고 부모에게 물어보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우리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소홀히 하고 함부로 하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울산에도 가지산 사계를 비롯하여 반구대 암각화, 작괘천, 선바위, 십리대밭, 파래소 폭포, 등 12경이 있다.
이렇게 지형적인 이점으로 인해 태풍이나 홍수로 인한 피해가 적은 것도 울산시민이기에 누리는 자연의 혜택이 아닐까! 그 때문에 시민의 긍지를 가지고 보다 더한 향토애로 내 고장을 사랑하여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