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위클리 울산] 모두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2020년 10월, 남구 소식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한동안 업로드를 못했던 위클리울산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때마침 곧 있으면 민족대명절인 추석인데요? 오랜만에 얼굴을 비추는 마상궁님이 추석연휴 날씨와 함께 추석에 즐길 수 있는 쇠부리축제, 개봉영화 소식을 들고왔습니다. PS) 올 추석은 다같이 집콕추석으로 연휴를 보내기로 해요!!

[울산 남구의 길 이야기-3 ] 모든 길은 남구로 통한다

2020년 10월, 남구 소식

길은 이어지고 통한다. 울산 남구의 길 역시 언제 어디에서든 사통팔당 통하고 이어지며 사람과 차량, 물자를 통행시킨다. 길은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단순한 물리적 통로의 역할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산업과 기술, 문화를 이어주며 문명을 만들어 나간다.

강물이 흘러가듯 길 위의 것들도 흘러간다. 과거와 현재를 흘러가며, 멀리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울산의 중심, 남구의 길. 이제 모든 길은 울산 남구로 통한다.

문수로(文殊路)

문수로는 공업탑로터리에서 울산 남구 옥동 신정동 무거동을 차례로 지나가면서 무거삼거리까지 이어지는 4.98km의 왕복 6~8차선 도로다. 옛 울주군청사거리, 법원·검찰청입구사거리, 옥현사거리, 문수월드컵경기장을 거치며 무거삼거리에서 7번 국도의 일부인 웅촌로와 만나 울주군, 부산시 등으로 뻗어나간다. 수암로와 함께 울산 최초의 근대적 간선도로로 불리는 ‘6호 도로’의 서쪽 구간을 이루고 있다.

울산시 입구와 구도심을 연결해서 남산로와 삼호로로 집중되는 도심 방향 혼잡을 막고 옥동 주변 주택가 주변 교통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남북 양쪽으로 자리잡은 울산대공원과 남산, 울산공원묘원 등 넓은 녹지가 있어 주변에 볼 만한 꺼리가 많다.

문수로라는 이름은 무거삼거리 앞에서 울산을 굽어보는 문수산에서 따왔다. 문수로가 지나는 울산체육공원에 산재한 축구경기장을 비롯해서 야구장 수영장 사격장 풋살장 등도 모두 문수라는 이름을 쓴다.

문수산은 문수보살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불교에서 문수보살은 최고의 지혜를 상징하며 중생을 교화하는 보살로 여겨진다. 이런 이름답게 문수로가 지나는 옥동과 신정동 일대는 울산 최고의 학군으로 꼽히며 전통있는 명문 중고교와 유명 학원들이 즐비하게 자리잡고 있다. 근처에 법조 타운도 들어서서 ‘지혜’와 ‘교화’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자랑한다.

문수로를 끼고 있는 남구 옥동의 울산대공원은 369만평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도심공원으로 울산의 허파 역할을 하며 시민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문수로와 바로 붙어있는 옥동 우수저류지는 새롭게 떠오르는 관광명소다. 여천천 일대의 상습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 준공한 이 시설 주변에는 1km 길이의 산책로와 벚꽃길 300m 구간, 수변데크와 벤치 등을 갖춰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불린다.

문수구장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마로니에 산책로는 평소에도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나 연인들이 주로 찾는 곳이지만, 특히 낙엽이 지는 가을이면 폭신하게 깔리는 낙엽길의 낭만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청량한 경치를 자랑하는 문수힐링피크닉장에는 통나무 정자, 흔들의자, 데크 쉼터, 실개천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두바퀴 동그라미로 만나는 선암호수공원

2020년 10월, 남구 소식

하늘이 높고 말은 살찐다는 좋은 계절이지만 편안하지만은 않은 가을을 맞았습니다. 답답한 날이 이어질 때는 울산 남구의 유명한 힐링포인트 선암호수공원을 찾아가 봅시다.

선암호수공원은 유명합니다. 울산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테고, 타지 분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너무 유명해서 별로 안 ‘땡긴다’고요?, 그만큼 사람들로 복닥일 것이라서 주저된다고요? 그래서 이번엔 선암호수공원의 색다른 맛을 볼 수 있는 ‘두 바퀴 동그라미’로 만나는 공원길입니다.

선암호수공원에는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일방통행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다른 방향에서 오는 사람과 마주치는 것을 막고, 더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둘레가 4km 남짓한 선암호수 자체를 한 바퀴 도는 큰 동그라미와 호수를 바라보는 공원지구를 도는 작은 동그라미가 생겼습니다. 원을 도는 것이니만큼 모두 원점회귀형이어서 한 동그라미가 끝나면 바로 다른 동그라미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큰 동그라미는 솔마루길 진입광장 쪽에서 들어와 수변꽃단지에서 시작해도 좋고, 노인복지관을 지나 제2연꽃지 사이로 들어가는 데서 출발해도 좋습니다. 작은 동그라미는 연꽃지 물레방아에서 장미터널을 지나며 호수공원 지구를 한바퀴 도는 길입니다.

큰 동그라미는 보통 무궁화동산 앞의 생태습지원을 끼고 돌면서 시작합니다. 길을 안내하는 일반통행 안내 가로막이 군데군데 있어 헷갈릴 일은 없습니다. 피크닉 광장을 오른쪽으로 끼고 호수를 왼쪽에 보고 있다면 제대로 길을 찾은 것입니다.

호수를 따라 걷는 길은 호젓합니다. 일정한 거리마다 만나는 고래 조형물 가로등의 스피커에서 잔잔한 음악이 흐를 뿐, 다들 마스크를 쓰고 묵묵히 내면의 대화를 하느라 그런지 발걸음 소리 이외에는 별다른 소음도 없습니다.

울창한 숲속 길을 걸으며 걷는 호변에는 물에 발을 담그고 선 나무들이 많습니다. 수위 변화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는 물에 잠긴 나무들을 보면 흡사 열대 바닷가에 자생하는 맹그로브 군락을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제법 으슥하다 싶은 호반을 따라 걷노라면 곳곳에 벤치며 파고라가 있습니다. 버드나무쉼터, 꽃창포쉼터, 소나무쉼터 등 이름도 그럴 듯합니다. 이곳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한참을 멍 때리고 있어도 좋을 듯합니다.

호반길 끄트머리 전망대에 이르면 아담한 댐이 나옵니다. 둑길 위에는 12지신 음악대가 반겨줍니다.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야기를 알 수 있다면 더 재미있었을 터이지만 12마리 동물이 악기 하나씩 들고 연주하는 모습이 기발합니다.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이곳은 대한민국, 아니 세계 유일의 12지신상 음악대로 부를 법 합니다. 자축인묘… 순서대로 쥐부터 돼지까지 꽹과리 장구 등 전통악기, 플롯 트럼펫 바이올린 등 현대 악기를 저마다 하나씩 연주합니다. 원숭이는 지휘봉을 든 지휘자 역할입니다. 12지신 아래 제방 근처에서 물가에 수십마리 오리떼가 물결을 일으키며 거니는 모습도 간간히 눈에 띕니다.

큰 동그라미를 벗어나 들어서는 작은 동그라미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습니다. 호수공원지구는 북쪽에 병풍처럼 버티고 있는 신선산의 한 자락이 내려와 아담하게 솟은 곳이어서 규모는 작지만 제법 장쾌한 암벽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암벽 밑에 낸 길을 따라가는 코스에는 사진찍기 좋은 포인트도 몇군데 있습니다.

이곳의 가을은 단연 꽃무릇과 억새입니다. 일부에서는 상사화(相思花)로도 불리는 ○○○은 가을이면 그 붉은 빛깔이 절정에 달합니다. 심은지 2~3년 된 꽃무릇은 바위틈이나 가파른 경사지에서도 올망졸망 야트막하게 피어 있습니다. 응달에서 잘 자라며, 붉은 양탄자처럼 덮인 산자락을 지니는 것은 이 가을 호수공원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억새 군락도 장관입니다. 물가에서 잘 자라는 억새의 특성상 호수공원 초입부터 억새가 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흑백의 조화가 잘 이뤄지는 억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선암호수공원의 가을과 두 바퀴 동그라미를 마음속에 넣어 가시기 바랍니다.

울산 남구에는 계절따라, 내 마음따라 가지각색 모습을 바꾸는 선암호수공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