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도 중순을 넘어서면서 이제 가을의 흔적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울산 곳곳에 있는 나무들도 이제 겨울 채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나뭇가지에 달려 있는 나뭇잎 보다 떨어진 낙엽들이 더 많은 시기가 바로 이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늦가을이면 추천하고 싶은 도심 속 가을 명소들 중에서도 철새공원 내에 위치한 은행나무 정원에 꼭 가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을이면 가장 아름답게 변신하는 은행나무 정원은 이름처럼 가을에 꼭 만나봐야 할 풍경입니다.
태화강 국가정원 삼호지구에 위치한 철새공원은 많은 시민들의 산책코스와 나들이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 은행나무 정원이 있는데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쉬어가기 좋은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지난 11월 11일에 은행나무 정원이 얼마나 물들었을까… 하여 찾아갔더니 아직은 덜 물든 곳도 있고 어떤 곳은 제법 떨어진 곳도 있는 등 나무마다 단풍 시기가 조금 다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 살짝 아쉬움이 남는 풍경이었기에 조만간 다시 찾아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이 은행나무로 둘러싸인 이곳은 자연 속에서 힐링하기 좋은 곳이랍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11월 19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다시 은행나무 정원을 찾았습니다. 와~~ 입구에 들어서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며칠 사이에 그 많았던 잎은 거의 다 떨어지고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바닥에 쌓인 낙엽들로 인해 정원 전체가 노랗게 물들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비가 왔고 흐리기도 한 날씨여서 더 짙은 색감의 단풍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노란 은행잎과 대비되는 붉은 단풍잎과 남천의 붉은 열매들이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초록과 대비되는 빨간 낙엽들이 마치 일부러 이렇게 꾸며놓은 듯 아름답습니다.
어느새 은행나무 정원에도 깊은 가을의 정서를 느낄 수 있게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도심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자체도 참 행복한 일입니다.
나뭇가지마다 빼곡하게 달려 있던 노란 은행잎들이 모두 바닥으로 떨어져 노란 카펫을 이루고 있는 풍경은 장관이었습니다.
풍성했던 나무들은 이제 앙상한 가지들이 더 잘 보는 채로 서둘러 겨울 준비를 하는 모습입니다. 은행나무 정원 한쪽에 자라난 아름드리나무 한 그루만 아직 풍성함을 그대로 유지한 채 손님들을 반겨주고 있습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은행나무와 비교했을 때 이 나무는 아직 가을의 절정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합니다. 마치 서로의 시간이 다르다는 듯 말이죠.
초록색에서 노랗게 물든 잎들이 어쩜 이리도 색이 곱게 물들었는지… 은행나무 정원을 찾은 이들이라면 모두가 이 나무 앞에서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게 됩니다.
노란 은행잎과는 또 다른 느낌의 노란색이라 더 매력적입니다. 좀 더 밝은 노란색이 비가 온 뒤 잠시 갠 하늘 위로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반짝반짝 빛을 냅니다.
온종일 비가 올 것만 같았던 날씨가 갑자기 개자 파란 하늘이 더 반갑게 느껴집니다. 노란 단풍과 함께 멋진 대비를 이룹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제법 많이 와서 온통 노란 은행잎으로 덮였는데 드문드문 물웅덩이를 만들 정도로 비가 많이 왔습니다.
벤치에는 떨어진 낙엽들이 쉬고 있습니다.
은행나무 정원 옆쪽으로도 또 다른 은행나무들이 있습니다. 은행나무 정원에 가셨다면 함께 걸어보면 좋은 길인데요. 입구 쪽에 붉은 단풍까지 어우러져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곳 역시 바닥에는 노란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은행나무 정원이 거대한 노란 카펫이었다면 이곳은 결혼식의 레드 카펫이 깔린 것처럼 좁고 긴 노란 카펫 길입니다. 너무도 아름답지 않나요? 바람이 거세게 불어올 때면 하염없이 날리는 은행잎들도 볼 수 있습니다.
비가 온 뒤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합니다. 아마도 며칠 사이로 나뭇잎들이 다 떨어지지 않을까 예상되는 가운데 이 아름다운 길을 걸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서두르셔야 할 거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가을의 운치와 낭만이 가득한 이 길을 가을이 떠나기 전 꼭 만나보시기 바랍니다.